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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인사이트

[오영수의 ‘보험 인사이트’] 경쟁력의 요소로서 기업문화

중국의 유명한 고사 중에 ‘귤화위지(橘化爲枳)’가 있다. 이 고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회남(淮南)의 귤을 회북(淮北)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의미이다. 즉 동일한 식물이라 하더라도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다른 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도 어떤 환경에 있는가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기업 경영에 적용해보면 환경은 기업문화로 바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조직에 있다 이직하거나 새로 입사하여 근무할 때 숨 쉬는 공기처럼 다가오는 것이 기업문화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 큰 영향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기업문화가 어떤가에 따라 조직 구성원의 역량이 크게 발휘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며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를 맞이했다. 신기술로 신사업을 일으키고 융복합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혁신을 기술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혁신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경쟁의 키워드가 된 혁신에 성공하려면 여러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기업문화이다. 혁신은 사람이 만들어가는 질적 변화 과정이기 때문에 혁신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기업문화가 있어야 한다.

기업문화의 혁신이 가능하도록 맞추어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혁신적 기술을 도입해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혁신적 기술이 바로 혁신을 원하지 않는 세력을 뒷전으로 밀리게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이런저런 논리로 혁신적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하여 혁신을 지체시키기 때문이다. 혁신을 주도하는 세력은 소수이며 때론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여서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에 밀리기에 십상인 점도 작용한다.

기업문화의 영향은 단지 기술 도입에 국한되지 않는다. 요즘과 같이 혁신적 기술을 운용할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인재 유치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인재 유치는 높은 수준의 급여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인재를 영입하더라도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기업문화가 없다면 그 인재는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곧 떠날 수도 있다.

또한 좋은 기업문화는 MZ세대가 기업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서도 필요하다. M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공정, 환경, 불평등, 차별 등과 같은 사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관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행동으로 나선다. 그러므로 MZ세대가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업문화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좋은 기업문화에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유연한 조직 운영, 합리적인 의사결정 절차, 공정한 성과 평가 및 보상 등과 같은 요소가 중요할 것이다. 기업문화는 나아가 ESG 차원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ESG가 양성평등, 다양성, 포용성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기준법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준법 이전에 기업문화 차원에서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CEO의 역할이 중요하며 지배구조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CEO가 기업문화를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떠한 방식으로 조직을 리드하는가에 따라 기업문화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면 지나치게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성원 모두가 대등하게 참여하여 공감할 수 있는 사내 기업문화헌장과 같은 것을 제정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사회는 이러한 노력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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