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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인사이트

[오영수의 ‘보험 인사이트’] 분쟁해결의 자율규제가 성공하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를 적법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목표를 추진하면서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은 소비자 보호의 유효성과 효율성이다.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면 제도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분쟁해결의 효율화를 위한 자율규제는 필요하다.

분쟁해결을 위한 자율규제는 산업 차원에서 먼저 개입함으로써 공적 조직으로서 분쟁조정기구가 과도하게 부담을 지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체감하면서 많은 정보를 기초로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공적 규제가 법의 제·개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므로 경직적인 데 반해 산업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규약을 제·개정하면 되므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 분쟁해결을 우선적으로 산업 차원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감독당국이 사업을 인가하는 조건으로 사내민원처리절차를 운영하도록 하는데, 감독당국은 표준화된 절차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사내민원처리로 종결되지 않을 가능성을 대비하여 외부분쟁해결기구와 연계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소비자에게 외부분쟁해결기구를 이용할 수 있음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외부분쟁해결기구는 감독당국에 속한 기관도 아니지만 업계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지배구조를 유지해야 하며, 다양한 구제 수단 및 결정의 구속력을 확보하도록 한다. 이러한 분쟁해결기구를 이용하는 분쟁 신청인에게는 이용료를 청구하지 않는 원칙을 둠으로써 이용료가 부담이 되어 분쟁을 해결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보험협회가 민원상담 및 분쟁처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협회는 재판외 분쟁해결 절차의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역할을 하는데, 절차 진행 기준의 명확화, 운영의 중립성 및 공정성 확보 등의 본쟁해결지원규칙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운영의 중립성 및 공정성과 절차의 명확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배구조가 중립적으로 확립되어야 하고 절차가 명확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지배구조와 절차에 대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우선은 감독당국의 인증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점차로 좋은 성과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공적 기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에 비해 더 만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실제로 1990년대에 미국에서 불완전판매로 인해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자 만들어진 보험시장기준협회(IMSA)의 모범규준은 감독당국의 규제보다 더 엄격하게 작성되어 운영됨으로써 대내외적 신뢰를 확보하였다.

그러나 자율규제가 운영되다 공적 규제로 전환한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1986년 금융서비스법에서 자율규제기관을 정의하고 등록절차를 마련하는 등 자율규제제도를 운영했다. 그러나 자율규제기관 운영상의 난맥과 함께 규제의 공백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2000년 금융서비스시장법의 제정을 계기로 공적 규제로 전환되었다.

이렇듯 자율규제를 둘러싼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자율적 분쟁해결 절차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산업 내에 적절한 분쟁해결절차를 마련하여 잘 운영하는 것은 보험회사와 보험산업의 평판을 크게 개선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보험산업은 우선은 보험협회를 통한 단순한 민원 상담 및 처리를 잘 해내고, 이를 통해 분쟁해결 역량을 키워 자율규제를 확대해갈 필요가 있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2021. 11.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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